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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공감 음악다방, 흑석동 ‘터방내’

By sj150307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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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한창 유행하던 ‘음악다방’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음악다방에서는 DJ가 LP판을 통해 음악을 들려주거나 손님이 곡을 신청하면 즉석에서 곡을 틀어줬다고 합니다. 

당시 중앙대학교 앞이 음악다방 거리로 유명했다고 하는데요. 음악다방이 학교 정문까지 들어섰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 인기가 어떠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30~40년이 흐른 지금은 그 많던 음악다방은 사라지고 딱 한 곳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모님 세대가 청춘이었을 때 드나들었을법한 음악다방 분위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중앙대학교 앞 유일무이한 음악다방 ‘터방내’를 다녀왔습니다. 


음악다방 터방내 입구 



‘터방내’로 내려가는 계단 


중앙대학교 근처에 딱 하나 남은 음악다방 ‘터방내’ 앞. 기대 반 설렘 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나무계단에서 ‘삐그덩~’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레자(인조가죽) 소파와 희미한 조명이 과거로 데려다 줍니다. 환한 조명이 트렌드인 요즘과 달리 조도가 낮은 백열전구를 사용하는 이곳은 ‘사진빨’ 잘 받기로 이름나 있다고 합니다. 조명 덕분인지 아늑함과 푸근함은 이루 말할 수 없네요. 



조도가 낮아 사진이 잘 나오기로 유명한 ‘터방내’ 실내 


메뉴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장님이 손수 찍어 프린트해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메뉴판이라고 하는데요. 커피값을 보니 3,000원 안팎이면 각종 커피를 맛볼 수 있습니다. ‘진저커피’,‘커피펀치’, ‘크림소다’ 등 일반 커피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메뉴가 가득합니다. 


커피펀치(피곤할 때 마시면 활력이 넘친다는 커피) 



크림소다 




1983년에 문을 연 ‘터방내’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중앙대 앞 유일한 음악다방이라고 들었습니다. 카페 역사가 꽤 깊다고 들었는데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A. 1983년에 개업해 지금까지 한 번도 실내를 바꾸지 않았어요. 현재 내부를 보시면 빨간 벽돌로 되어 있는데 1960~70년대 초반 카페 분위기가 다 이랬답니다. 


Q. 전성기를 누리던 카페들이 90년대 후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들어서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터방내’가 여전히 예전 음악다방 모습을 유지하는 이유가 있나요? 

A. 가게 바로 코 앞에 유명 커피 브랜드가 들어섰을 때 사람들이 ‘터방내가 곧 문을 닫겠다’고 했어요. 다행히 고객이 계속 찾아주시고 꾸준히 사랑해 주셔서 유지해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주요 고객층은 어떤 분들인가요?

A. 학교 앞이다 보니 학생들이 자주 찾고 일반인도 전체 고객의 절반은 차지하는 것 같아요. 70대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도 찾아주신답니다. 


Q. 일반 커피전문점에서 보기 힘든 이색 메뉴가 있는데 터방내 주 메뉴는 무엇인가요? 

A. 파르페나 콜드모카, 카페로얄이 잘 나가고요. 매스컴을 타면 며칠 동안은 그 메뉴가 인기가 많아요. 

메뉴판을 보면 커피 종류가 참 다양하지요? 어떤 고객은 여기 있는 메뉴가 전부 팔리는지 궁금해 하시는데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커피 마니아도 있어서 고루 나가는 편이랍니다. 


Q. 중앙대 앞 유일하게 남은 음악다방이기도 한데요 여전히 LP판을 틀어주나요? 

A. 터방내가 들어설 당시만 해도 중대 앞이 전부 음악다방이었어요. 시간이 흐르며 어느새 다 사라지고 우리 가게만 남았죠. 1970~80년대에는 LP판을 틀었지만 지금은 클래식 CD를 틀어줍니다. 


Q. 30년 넘게 운영하셨으니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일화가 있을 것 같아요. 

A. 한 단골손님 중 손님 어머니가 우리 가게 단골이었다고 하더라고요. 83년에 문을 열었으니 충분히 있을법한 이야기죠. 

단골이던 학생이 훗날 교수가 되어 제자들과 함께 방문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단골 교수님 중 한 분이 퇴임식 때 우리를 초대해주셔서 그날은 특별히 가게 문을 닫고 퇴임식에도 다녀왔죠. 


Q. 과거 음악다방이던 터방내만의 매력을 든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A. 우리나라 사람 중에 커피를 사랑하고 잘 안다고 자부하기도 하지만 커피를 제대로 아는 인구는 10%가 채 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가끔 ‘커피에서 왜 신 맛이 나냐’고 묻는 고객이 있어요. 이는 쌀 품종과 생산지가 다르듯 커피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됩니다. 

터방내만의 매력이라면 원두를 ‘전통방식’으로 내려 강한 커피든 약한 커피든 향과 물의 양이 같다는 것입니다. 로스팅 세기가 강하냐 약하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전통방식이 아닌 기계로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터방내만의 색깔이지요.


커피를 직접 내리는 모습


블로거 이지수씨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눈 후 마침 터방내를 찾은 한 블로거 이지수씨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학생으로 보이는데 이곳을 자주 찾으세요? 

A. 안녕하세요. 개인 블로거인데요. 분위기 좋은 카페가 있다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Q. 평소 커피를 좋아하세요? 어떤 메뉴를 주문했나요? 

A. 사실 커피를 잘 몰라 아이스커피를 마셨어요. 


Q. 입소문 듣고 찾아오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보니 어떤가요? 

A. 소문처럼 요즘 시대에 느낄 수 없는 옛날 다방 분위기가 참 좋네요. 고객용 콘센트가 없고 음료가 조금 늦게 나온다는 게 좀 아쉽지만 다음에도 방문하고 싶어요. 그 때는 비엔나커피를 마셔보고 싶습니다. 


중앙대학교 앞 음악다방 ‘터방내’를 보며 옛날 유행하던 추억의 장소가 오늘날까지 사랑 받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마도 기성세대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되고 신세대에게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가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터방내와 같은 장소로 가족이 함께 방문해 그 시절 분위기에 젖어 보는 것도 색다른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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