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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게] 자르고 썰고 붙이고…소목장 48년 - ‘청원산방’ 심용식 씨

By SeoulStoryMaster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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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집 짓는 건설 현장이나 나무를 가공하는 데 꼭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목수’이죠. 유럽에서 인기 있는 직종으로 꼽히는 목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로봇이 절대 따라할 수 없는 유망 직업이기도 합니다. 

목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장롱과 책상, 문갑 등 목가구를 제작하는 목수를 ‘소목장’, 궁궐이나 사찰‧가옥을 짓거나 건축과 관계된 일을 하는 목수를 ‘대목장’이라고 부릅니다. 

북촌 한옥마을에 가면 전통창호 무형문화재 심용식 소목장이 일하며 거주하는 ‘청원산방’이 있습니다. 300여 점의 옛 공구와 각양각색의 문화 창의 특징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청원산방에서 심용식 장인을 만나 48년 소목장 외길 인생을 들었습니다. 



은은한 달빛처럼 전통문화와 창호의 앞날을 비춰주길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외국인 관광객을 자주 볼 수 있는 서울 ‘북촌’. ‘ㄷ’자 모양의 한옥 앞에 다다랐습니다. 이곳은 서울시 무형문화재 심용식 소목장의 작업실이자 거주지 ‘청원산방’입니다. 방문과 창 마다 모양이 다른 점이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안으로 좀 더 들어서자 ‘계수헌(桂樹軒)’이라고 쓰인 현판이 보입니다. 




“초정 권창륜 선생이 청원산방을 둘러보고는 영감을 얻어 지은 이름입니다. 계수나무가 있는 달나라처럼 아름답다는 의미로 청원산방이 전통문화와 전통창호의 앞날을 은은한 달빛처럼 비춰주길 바라는 의미로 지어주셨습니다” 

청원산방 바로 뒤에 붙어 있는 공방에서는 한창 수업이 진행 중이었는데요. 기초 목공부터 전통창호 제작과 기법을 배우는 청원산방 소목학교 전문가 과정입니다. 해마다 네 차례 수강생을 모집해 이론과 실습을 겸하는 수업으로 목조각과 마감, 창호제작에 도움 되는 기계 사용법도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연령과 성별‧국적을 떠나 수업 내내 진지하게 참여하는 수강생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심용식 소목장 손에서 태어난 국내외 전통 건축물 

‘맑고 둥글다는 의미’의 청원(淸圓)은 심용식 소목장의 호입니다. 이름처럼 둥글한 인상이 매우 푸근하게 느껴지는 그는 충남 예산에서 형제 많은 집(6형제) 넷째로 태어났습니다. 당시 가난한 아이들은 자전거 기술이나 제봉 기술, 이용 기술 등 주로 ‘기술’을 배워 사회에 나갔다는데요. 나무냄새를 좋아하고 목공일에 흥미를 느낀 17세의 심용식 씨는 1969년부터 1978년까지 십년 간 충남무형문화재 대음 조찬형 선생에게 전통창호 제작기법을 전수 받습니다. 이후 최영한, 신영훈 선생을 만나 목재를 고르고 연장을 다루는 법처럼 체계적인 이론과 실습을 통해 기술을 연마하며 장인으로서의 안목을 기르고 깊이 있는 연구를 멈추지 않았고요. 

“전국의 전통 사찰과 궁궐, 가옥을 재현하고 새로 지으며 목수로서의 업을 쌓아갔어요. 한옥이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그 보폭을 더욱 넓혀갔지요” 




강원도 양양 낙산사 원통보전을 비롯해 동학사 대웅전, 백담사 대웅전, 법련사, 석남사, 송광사, 수덕사, 운문사 등 전국에 내로라하는 사찰 17곳과 궁궐 4곳, 한옥 11곳 등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건축물이 없을 정도로 화려한 업력이 돋보입니다. 영국 대영박물관 한옥사랑방과 프랑스 파리 고암서방, 미국 하와이 무량사 등도 모두 그의 작품입니다. 

심용식 소목장은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06년에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6호 소목장(창호제작)의 타이틀을 거머쥡니다. 목공일을 시작한지 38년 만에 달성한 쾌거였지요. 2008년에는 ‘서울전통예술인상’도 수상합니다. 문짝 하나를 만드는 데도 집의 크기와 바람, 빛의 양, 집주인의 성향까지 고려해 꼼꼼하게 만든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48년 간 다른 곳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우직하게 한 길만을 걸어온 심용식 소목장. 그에게서 남다른 인내와 직업 소명의식, 굳건한 의지를 배웁니다. 




심용식 소목장에게는 북아트를 전공한 딸이 있습니다. 매주 공방에 나와 목공일을 배우며 온라인 사이트 운영과 홍보도 맡고 있는데요. 만리동에 있는 심용식 소목장의 첫 공방 성심예공원 윗층에 작업실을 준비중입니다. 청원산방에는 30년 된 제자가 있는데 그 제자가 청원산방을 이을지 딸이 계승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하는데요. 누가 전통을 잇든 우리 전통문화 ‘전통창호’의 발전과 대중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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