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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Ⅱ]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중계동 백사마을의 진정한 '멋'

By SeoulStoryMaster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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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동 백사마을 (104번지)


백사마을의 시작

서울 노원구 중계동 불암산자락에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중계동 104번지)이 존재한다.

1967년, 정보는 개발을 위해 강제 이주를 당한 사람들을 위한 보금자리로 중계동 104번지에 작은 평수의

집들을 마련해주었다. 말 그대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만큼 이곳에서 희로애락을 느끼며

백사마을의 끝을 함께해주는 주민들, 우직하게 한 자리를 지켜온 나무들, 지금은 많이 녹이 슨 철문들이

우리가 살았던 그 시절 그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몇 년 후 어쩌면 조금 더 빠르게 몇 달 후가 되면 보지못할, 마음으로 기억될 장소로 남겨질 

백사마을을 기록하기 위해 오늘까지 어언 50년이 넘는 세월을 간직해온 백사마을을 찾아갔다.




그 오래된 마을은

백사마을은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에 위치해있다. 

이곳을 찾아가기 위해선 버스정류장 '중계 본동종점 정류장'에서 하차해야 한다.

버스에서 내린 후 신호등 하나를 건너면 백사마을이 시작된다. 그 시작점에는 백사마을이 이제

재개발이 시작됨을 알 수 있는 플랜카드와 문구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와 동시에 마을 입구부터 시작되는 작은 골목길들과 벽에 채워진 벽화들이 백사마을의 세월을

알려주기 시작한다.


 


   


백사마을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첫 결정을 해야 한다. 바로 입구에서 맞이해주는 두 갈림길.

이때 바로 왼쪽의 갈림길 쪽에서 보이는 해바라기벽화는 저절로 우리들의 발걸음을 자신의 쪽으로 

옮기게 만들어준다. 해바라기벽화 뒤로는 약 50년 남짓한 세월을 굳건히 지켜온 백사마을인 만큼

1900년대 후반대의 주거형식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눈으로 색다르게 들어온다.


작고 아담한 주택들, 골목길을 사이사이를 만들어 주는 낮은 담들은 그 바로 옆에 세워진 아파트들과

더욱 대조적으로 비교된다. 길가에 낀 이끼들, 다 튀어나오고 늘어진 알지 못 할 전선들과 

비교적 최근에 달린 듯 한 소화기는 이 마을의 세월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왔음을 더욱 분명하게 알려준다.


이야기가 담겨진 벽화와 

세월이 담긴 공간 속, 작은 주택의 벽과 낮은 담들은 다 벗겨지고 갈라져버렸지만 이들을 배경으로

한가득 채워진 벽화는 더욱 눈에 띈다. 면적이 좋은 배경에 크게 자리를 잡은 벽화들은 더욱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백사마을 입구를 시작으로 언덕을 계속 오르는 길에는 이런 벽화들이 각각의 특색을 가진 채

끊임없이 등장한다. 이런 벽화들을 자세히 보면 벽화에도 세월이 담겨져 있다. 

벽화가 그려진 페인트가 벗겨지기도 하고 벽화 위에 또 다른 낙서들이 써져 있기도 한다.

간혹 미처 완성을 다 하지 못한 벽화들도 등장한다.


 


이곳의 벽화가 한층 더 매력적인 이유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


첫째는 찾는 미학이 존재한다.

좁은 골목길 사이에 숨겨져 있는 벽화를 발견할 때면 벽화가 주는 즐거움은 2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 기분은 마치 보물을 찾는 기분과도 비슷한 기분이다.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수 있던 벽화를

호기심에 들여다본 골목길에서 찾을 수 있다는건 꽤나 가치 있는 일이다.


두 번째는 바로 이 벽화 속에는 사람들의 스토리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는 것이다.

이 벽화를 그린 사람들이 남기고간 흔적들, 우리 세상에게 전하고 싶었던 글귀들을 남기고 간

그들의 마음은 어땠을 지를 자꾸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백사마을입구에서 정상까지 걸으며 

발견하게 된 글들은 앞으로 펼쳐진 언덕길 앞에서 소소한 미소를 띄어주게 만든다. 


   



비좁은 골목길 사이로

백사마을은 역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만큼 그 시절만의 골목길을 간직하고 있다.

높이가 낮은 담벼락에 담쟁이가 가득한 풍경을 보면 오늘날 만나는 골목길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느낌을

우리에게 준다. 사람 한 명만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대문은 

21세기에 상상할 수 없는 그림이지만 이곳, 백사마을에는 펼쳐진다.

이 골목길을 지나면 누구의 집이 나올지, 혹은 막다를 길이 나올지 전혀 모르지만 이렇게 좋은 골목길을

지날 때 마다 설렘을 안겨준다.


 


그때 그 시절의 '멋'이 담긴

백사마을의 또 다른 포인트는 '옛것의 멋'이다. 지금 서울에서 미처 보지 못한 장독대를 지나가다가

볼 수 있으며 녹이 슨 철문, 빨간 색으로 반듯하게 써진 개조심 문구, 기왓장이 빽빽이 채워진 지붕은

마치 타임슬립을 한 듯 추억의 향수를 뿌린다. 특히나 '수퍼마켙'이란 맞춤법은 정말 인상적이다.

미처 이 시절에 살아보지 못한 나는 TV속에서 보던 옛날의 모습을, 엄마에게 이야기로 듣던 상상의 그곳을

실제로 마주하니 왠지 모를 벅차오름을 느꼈다. 내가 현재 눈으로 보고 있는 풍경들이 정말 우리가

예전에 살 던 그곳이라는 점에서 '멋'을 느꼈으며 이 마을이 오늘까지 변함없이 존재한다는 것에

'또 다른 멋'을 느꼈다. 그 '멋'들 속에는 백사마을이 주는 힘과 이 곳에 살았던, 같은 자리를 계속 지켜오던

주민들로부터 만들어 진건 아닐까.


 


백사마을의 마무리

앞서 말했듯이 백사마을은 곧 재개발이 들어간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이었기에 그 시절을 

가식적인 꾸밈 없이 있는 그대로의 멋스러움은 현재 서울시 안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이 백사마을을 보지 못하기에, 이곳이 사라지기 전에 보러 와보는 것은 절대 후회할 일이

아니라고 자부한다. 혹여나 이 백사마을을 미처 보지 못했더라도 너무 아쉬워하지 않아도 괜찮다.

재개발 후 백사마을이 있던 자리에는 백사마을을 기록할 박물관도 함께 세워지니 그때라도 꼭 한번쯤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길 희망한다.

역사적인 우리의 달동네를 추억하기 위해 내일은 노원으로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글, 사진 / 2019 서울스토리텔링단 차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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