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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 쉼을 찾고, 한글의 아름다움과 마주하다. 남산골한옥마을 <한옥한글>전

By SeoulStoryMaster 2018-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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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과 잘 울리는 게 뭐가 있을까? 한복? 한자? 한지? 한글?

 

정답은 한글. 그렇게 한옥이 한글과 만났다. 한옥과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만남, 한글을 주제로 일곱 그룹의 참여 작품으로 꾸며진 <한옥한글> 전시회가 지난 116일부터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에는 강병인 작가의 작품을 비롯한 한복 디자이너의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한옥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그간 밖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한옥 내부를 직접 들어가 볼 수 있어 전시회 관람객들에게는 더 없는 특별한 혜택이 될 것이다

디지털의 잘 짜인 소리가 아니라 발을 뗄 때 들리는 그 삐걱거림이 오랜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줄 테니까.





이번 축제를 준비한 전시회 관계자는 한옥과 잘 어울리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한글을 전시주제로 설정, 인공조명을 최대한 배제하면서도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양식인 한옥과 잘 어울리도록 배치, 독특한 문화를 보여주는 기회로 삼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한다.

 

한편, 이 번 전시회 기간 중에는 워크숍이 마련되어 있다. 이승주 작가와 소로시가 각각 천으로 표현하는 한글 타이포그래피한글도자 만들기를 진행한다. 버려지는 것들의 쓸모를 다시 찾고 한글 자음의 패턴으로 생활의 여유와 쉼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글의 멋과 한옥의 쉼을 만나는 특별한 기회

강병인 작가를 비롯, 6개의 팀 참여 


캘리그래피로 한글의 특성을 통해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강병인 작가는 이번 <한옥한글>전에서 이라는 글자를 형상화한 의자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관람객들에 단순히 눈으로 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이 되어줄 것이다. 모두 몇 개의 쉼이 있는지 찾아 볼 일이다.






한복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이승주 작가는 여행이 주는 삶의 울림을 생각하며 만든 글자 '다님'을 우리 옷 한복에 표현하고 있는데 소비지향의 사회에서 우리 것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이승주 작가는 작품 출품 이외에 워크숍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프로그램 참여는 남산골한옥마을 홈페이지를 통해서 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





한글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우리의 글자를 생활 도자기에 감각적으로 표현한 소로시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14개의 한글 자음으로 패턴을 개발, 도자기를 비롯해 생활용품에 적용한 소로시의 전시품들은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고, 따뜻한 차 한 잔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을 불러온다.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작품도 있다. 일일 댄스프로젝트의 대표이며 안무가로 활동 중인 송주원은 현대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이 번 전시회에서 송주원 대표는 윤씨가옥이 품고 있는 삶의 사연과 다양한 공간 속 이야기를 춤사위를 영상을 통해 선보인다. .

 

<한옥한글>전은 이게 다가 아니다. 기존 미술관이나 박물관처럼 관람객이 정해진 길을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다 보니 두 어 채 가옥만 보고 다 끝난 줄 알고 나올 수도 있다.




주렁주렁 꾀주머니 속에서

삶의 지혜를 만나다


어떤 작품은 잘 보지 않으면 그냥 집 안 장식물인가하고 지나칠 수 있다. 윤택영재실에 전시된 작품이 그렇다. 이 작품에 대해 전시 도우미를 통해 전시설명을 들어보니 한글 자음의 형태를 이용해 물건을 걸어두고 보관할 수 있는 보관대 역할을 하는 도구들이 들어 있었던 것





이 작품을 기획한 이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가공하여 만들어주고 있는 길종상가의 박길종 작가. ''으로 사람의 얼굴을 표현하고 그 위에 관모를 걸어두었는데 그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자음들이 곳곳에 붙어 있어 쓸모를 다 하니 잘 살펴 볼 일이다.

 

디자인 스튜디오 에이그리드(A-Grid)는 윷놀이 세트를 비롯해 화투, 공깃돌, 노리개 등 우리 민속놀이를 재해석한 작품과 상품을 선을 보인다. 이승현 작가는 한옥이 주는 틈을 발견하고 그를 모티브로 한 나무조명 이라는 작품을 공개한다




한편, 이승업가옥 내에는 두 개의 작품이 선을 보인다. 하나는 아티스트프로푸(Artist Proof)의 작품이고, 하나는 '글자랑'이라는 이름의 작품. '글자랑'은 인터랙티브 아트의 일종으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유용주와 언어학 전공의 이가경, 이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작품으로, 참여자가 한글의 조합 원리를 이용해 한글 자모의 크기와 위치를 조절해 한글과 참여자가 직접 상호작용하며 자신이 글씨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프린팅 레이블 아티스트프르프의 판화가 최경주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김소월의 시, '시혼'을 레터링 자를 이용, 필사한 후 이를 반투명 실크 천에 디지털 인쇄한 작품이다. 한옥 내 설치된 작품을 보면 마치 살아 말을 건네는 듯한 사람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든다. 하고 싶은 말을 온 몸에 적어 말하는 그런 사람.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의자, 당신의 휴식이 되어드리리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다. 쉼이 필요할 때 쉬지 않으면 멀리 갈 수 없다. 쉼 없이 달려가는 삶은 피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남산골 한옥마을, 도심 속 한옥이 이렇게 보존되어 여러 사람이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 이 공간에 마련된 이 번 <한옥한글>전은 2018년 늦가을, 도시인들에게 잠시 쉬어가길 조용히 청한다. 그 청을 들어 쉼 없이 달려온 지난 시간을 잠시 쉬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





잠시, 멈추는 것은 결코 물러나는 게 아니라 한 걸음 더 멀리 가기 위한 삶의 지혜다. 삶의 지혜가 묻어 있는 <한옥한글>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나보자. 오는 122일까지 남산골 한옥마을 가옥 곳곳에서 열리는 <한옥한글> 전에서 우리 글자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한옥이 전하는 따뜻한 옛이야기를 들어보자.

 

한편, 이번 전시공간에는 한글날을 맞아 한옥의 한글 수집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문장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어떤 문장들이 걸려 있는지 찾아볼 일이다.



 

가마솥에서는

밥냄새가 솔솔

구들장에서는

따뜻한 기운이

솔솔솔솔




 

그런 면에서 한옥은 보물찾기 놀이에 가장 적합한 공간이다.

 

깊이 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으니 말이다. 그걸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어느 가옥엔가에 주머니를 주렁주렁 달아두었다. 그냥 보고 지나칠 뻔했다. 여러 주머니 중 한 주머니 안에 인생 항로를 바꿀 수 있는 삶의 문장을 만날 수 있다. 삶을 바꾸는 강렬하고 인상적인 문장을. 꾀주머니 속 문장은 바쁘게 걸어온 길을 잠시 뒤돌아보라고 주문 한다.

 

-여행에서 목적지만 바라보면서 앞만 보기보다는 한번 멈추고

-뒤돌아서 걸어온 길 바라보는 것도 너무 좋다, 앞만 보던 것보다

-걸어오던 길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참 다른 느낌!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한옥한글>전에서 늦가을 오후의 쉼을 만나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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