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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석조전으로 개화기 황실 타임머신 여행

By SeoulStoryMaster 201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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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등 서울에는 5대 조선 궁궐이 있습니다. 그 중에 스테이크를 썰며 만찬과 파티, 클래식 음악회를 즐겼을 법한 유럽 신고전주의풍 궁전 건물이 세워진 곳이 있습니다. 조선왕조 오백년 전통 방식에 따라 지어진 우리 궁에, 영국 귀족·왕족이 살 법한 궁이 있으니, 바로 조선의 실질적인 마지막 왕 고종 황실 일가가 머물던 덕수궁 석조전입니다.

 

 



 




 

덕수궁 석조전은 고종부터 그의 아들딸 순종·영친왕·덕혜옹주까지 대한제국 황실일가의 침전 및 집무실용으로 지어졌습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고종은 조선말부터 대한제국,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격동기를 살다 간 비운의 왕이죠. 서양 문물이 물밀 듯이 밀려오던 구한말 개화기, 고종의 근대화 의지가 담긴 석조전은 영국 건축가 하딩 설계에 따라 약 10년 동안의 공사 작업을 거쳐 1910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이오니아식 돌기둥, 젓가락이 아닌 포크나이프가 놓여 있는 만찬장, 꽃으로 수놓은 침실, 그리고 회랑테라스와 그 앞에 분수 정원까지. 덕수궁 석조전만 보면 이곳이 과연 조선시대 궁이 맞는지 착각을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석조전은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럼 층별로 석조전을 어떻게 관람하면 좋을지, 구한말 황실 일가가 살던 궁으로 타임머신 여행을 떠나볼까요?

 




 

 

과거와 현재 석조전





석조전 12

백여 년 전 우리 황제와 황후가 살던 침실거실을 그대로 복원하다




석조전 12층은 100여 년 전 대한제국 황제와 황후, 왕자 공주가 살던 침실과 거실, 서재 등을 그대로 복원해 놓았고, 해설 가이드 관람 신청을 통해 실내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석조전 12층 대부분의 실내 공간은 해설 가이드 관람 시간 외에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해설 가이드 관람은 문화재청 사이트를 통해 무료 예약 신청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약 한 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예약제라 관람이 어려울 거라 오해할 수도 있는데, 석조전 가이드 관람은 오전9시부터 5시까지 하루 5-11회 수시로 운영(매주 월요일 가이드 관람 휴무)되고, 예약 절차도 간단하니 덕수궁에 갔으면 석조전 내부까지 관람해보길 추천합니다.

 


 

해설 가이드 관람은 100여 년 전 고종 황실 일가가 쓰던 가구, 식기류를 지척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문화해설사님이 직접 석조전 각 실마다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어떤 가구가 100여 년 고종 황제 일가가 쓰던 물건인지를 친절히 설명해줘 석조전을 폭넓고 깊이 있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관람이 좋은 건 100년 전 황제황후 침실과 계단, 만찬장, 테라스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다는 점! 황제의 황금빛 침실, 황후의 자줏빛 침실, 덕수궁과 서울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석조전 테라스에서 찍는 사진에는 특별한 멋과 매력을 담을 수 있습니다

 


석조전 테라스
 



석조전 중앙홀 현재 복원 모습(), 과거 중앙홀에서 고종황제 일가가 촬영한 사진()



석조전 1층은 대한제국 황실의 공적인 업무를 보던 공간으로 접견실대식당 등의 재현실과 대한제국의 정치외교 의례에 관한 전시실로 되어 있습니다.

 


석조전 1- 중앙홀, 대식당과 귀빈 대기실



석조전 2층은 대한제국 황실의 사적인 공간인 침실서재거실 등의 재현실과 대한제국 황실에 대한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석조전 2- 황제·황후 침실과 서재




석조전 12층 내부




석조전 지층

개화기시대 조상님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



석조전 지층은 대한제국의 근대개혁과 신문물의 도입 내용을 보여 주면서, 석조전 복원 기록을 담은 전시실입니다 이곳은 석조전 12층과 달리 별도의 예약 신청 없이도 누구나 전시실 관람이 가능합니다.

 

 





지층 전시실에는 백년이 훌쩍 넘은 석조전의 실제 설계도면뿐 아니라, 개화기 시대 통역관을 옆에 두고 신문물을 교육한 학교 교실 모형, 전차가 운행되기 시작한 종로 거리 모형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대한제국 황제 복식 특별전

개화기시대 찬란하고 쓸쓸했던 고종의 의상에 대해



현재 덕수궁 석조전에서는 1212일까지 대한제국 황제 복식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별도의 예약 절차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한 특별전에서는 개화기 시대 신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고종이 어떤 차림새로 다녔는지, 대한제국 설립 전후로 문무관원들의 복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고종이 쓴 선글라스, 입은 의상 차림



 

특별전에서는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뒤 입었던 황색 곤룡포의 의상과 서양식 제례복, 그리고 일제에 의해 황제에서 강제 폐위된 후 태황제가 되어 입었던 의상까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번쩍거리는 훈장과 금실 오얏꽃(자두꽃)을 수놓은 고종의 서양식 제복은 화려해보이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느끼게 합니다. 고종이 이 찬란한 대한제국 황제복을 입은 채 일제에 의해 강제 폐위되고 나라가 빼앗기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을 테니까요. 고종은 서양 강국에 일제의 만행을 알리고자 했지만 단 한 줄도 조선에 대해 기록하지 않은 외신 기사를 접하면서 얼마나 애타는 나날을 보냈을까요? 화려한 곤룡포와 제복을 입고서도 왕으로 힘을 쓸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고 또 절망했을 터입니다.




고종이 폐위된 후 태황제 시절 입은 의상 차림




덕수궁 석조전 음악회

고종 황제가 감상하던 석조전 클래식 음악회를 재현하다

 




 

 

 

깜깜한 밤 텅 비어 있을 법한 석조전에서 갑자기 음악 소리가 들린다면 어떨까요? 귀신에 홀린 느낌이 들 수 있겠지만, 실제로 클래식 음악 소리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밤마다 덕수궁 석조전에서 들린답니다. 덕수궁 석조전 음악회가 3월부터 11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밤 7시에 개최되고 있거든요.
백여 년 전 고종 황제는 석조전에서 클래식 연주회를 감상했다고 합니다. 중세‧르네상스 시대 유럽 음악인들이 왕족‧귀족을 위해 실내악을 연주한 것처럼 개화기 시절 석조전에서도 음악회가 열렸던 겁니다. 현대에 와선 이를 기념하고 계승하기 위해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플루트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하는 석조전 음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저는 10월 마지막 주 수요일 석조전 음악회를 찾았습니다. 대학생 시절 수강 신청할 때처럼 석조전 음악회를 인터넷 예약 신청하는 바지런을 떨어 음악회에 덜컥 당첨(?)되는 행운을 얻게 된 거지요. 석조전 음악회는 무료 관람인 데다 조선 궁궐에서의 클래식 감상이라는 남다른 매력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셋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문화재청 사이트를 통해 석조전 음악회 예매 신청이 가능한데 제가 예약 신청했을 때에는 2분 만에 예매 표가 매진되었습니다.  

뜻밖의 행운처럼 찾아온 음악회를 보려 깊어가는 가을날 밤 덕수궁 석조전을 방문했습니다. 석조전은 낮과 다르게 조명이 켜져 고혹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졌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백년이 넘은 석조전에서 듣는 건 절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남다르게도 현악기(첼로)와 건반악기(피아노)와 목관악기(플루트)가 함께 하는 3중주 연주 ‘요하네스 브람스 - 클라리넷, 첼로, 피아노를 위한 삼증주 a단조, Op.114’를 감상했습니다. 석조전 음악회 감독님이자 실제 음악회에서 연주도 한 김민지 첼리스트는 연주 시작 전 각 곡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었습니다. 이날 음악회 연주는 클라리넷 임상우 님, 첼로 김민지 님, 피아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님이 해주었습니다.

 

  

 






석조전에는 대한제국을 세운 고종의 의지가 담겨 있지만, 정작 석조전이 완공되었던 해 대한제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고종은 석조전을 숙소로 이용하지 않았고, 그의 아들 영친왕이 일본에서 돌아온 후 이곳을 침전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제에 국권이 빼앗기고 고종이 승하하면서 덕수궁은 빠른 속도로 해체축소되어, 현재 덕수궁은 과거에 비하면 그 규모가 3배나 줄어든 상태라고 합니다. 석조전 또한 더 이상 우리 왕족의 궁이 아닌, 미술관 전시실(일제강점기), 미국-소련공동위원회 회의장(해방 이후)로 사용되면서 원형이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석조전에는 이렇듯 대한제국 황실 일가와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가 서려 있습니다. 고종이 승하할 때, 일제가 덕수궁을 훼손할 때, 덕혜옹주가 일본으로 강제 유학 떠날 때, 대한제국 황실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힐 때, 석조전은 수많은 역사의 비극과 비밀을 계단 한 층, 한 층 꾹꾹 눌러 담으며 백년동안 그 자리를 묵묵히 벼텨온 듯합니다. 이번 석조전 여행, 찬란했지만 씁쓸한 대한제국 황실 여행은 저에게는 여러모로 많은 것을 알게 해주고, 깨닫게 해준 여행이었습니다.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투어(관람) 예약 사이트

* 월요일 휴무, 매일 5-11회 운영, 투어 약 한 시간 소요

http://www.deoksugung.go.kr/c/schedule/info/SB

덕수궁 석조전 음악회 예약 사이트

* 3~11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밤 개최(19:00~20:00), 11매 예약 가능, 예약 신청일은 음악회 일주일 전 오전 10시부터, 선착순 예약으로 조기 예약 마감될 확률 높음.

http://www.deoksugung.go.kr/c/schedule/info/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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