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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열대야] 자전거타고 즐기는 한강의 여름밤

By SeoulStoryMaster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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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타고 즐기는 한강의 여름밤


 폭염 주의보가 일상인 태양의 계절 여름이다. 한낮의 뙤약볕을 피해 많은 사람들이 밤에 자전거를 즐긴다. 해 저문 여름날 동네 강변에 나가보면 자전거 탄 이들이 한강 다리 아래로 불나방처럼 모여든다. 장마가 지나갔지만 날씨는 동남아시아의 아열대 지역처럼 후텁지근하고 눅진했다.

 

때마침 불금(불타는 금요일), 열대야를 페달질로 불태우며 야밤 자전거 라이딩 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다. 자전거 페달을 돌릴 때 마다 들려오는 '촤르륵 촤르륵' 체인 돌아가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온다. 저녁시간 강변길에서 들려오는 풀벌레소리와 왠지 잘 어울려 절로 발에 힘이 들어간다.

 

한강가의 야영장, 난지 캠핑장


강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난지 캠핑장

 

한강변의 안식처 난지 캠핑장을 베이스 캠프로 삼았다. 서울에서 한강에 가장 가까운 야영장으로 한강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라이더에게 최적의 캠핑장이다. 강변에 자리하고 있어 여름에도 솔솔 불어오는 강바람이 폭염에 높아진 불쾌지수를 낮춰준다. 잠 못 이루게 하는 열대야의 날씨에도 에어컨 없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 도시에선 소음처럼 느껴지던 매미들의 노랫소리가 자장가마냥 편안하게 다가온다.

 

가까이에 난지 물놀이장, 난지 생태습지공원, 그늘 시원한 메타세쿼이아 숲길 등이 있어서 함께 이용하기 좋다. 자전거에 캠핑 장비를 싣고 갔는데, 난지 캠핑장에서는 텐트와 용품들을 대여할 수 있어서 몸만 가도 된다. * 캠핑장 누리집 www.nanjicamp.com

 


한강가 편의점에서만 먹을 수 있는 라면

 

저녁밥을 먹고도 오후 8시가 다 돼서야 해가 뉘엿뉘엿 저문다. '자전거 여행' 책을 2권이나 낼 정도로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김훈 작가는 자신의 애마 자전거를 '풍륜'이라 이름 지었다.

' 바람을 일으키는 자전거' 정도의 뜻으로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수긍이 가는 절묘한 네이밍이다.

 

바람을 일으키는 풍륜의 진가는 강변에서 마주친 오르막, 내리막길에서 절정을 맞는다. 지구에 태어나면서 숙명처럼 짊어진 중력. 내 두 다리 힘으로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쾌감은 잊기 힘들다. 다리에 힘을 주어 페달을 돌릴 때마다 자전거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며 바람을 만들어 낸다.

 

야밤의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달리다보면 '페달질'로 생겨난 땀과 열기가 날아가 버리고, 이어지는 상쾌한 기분은 중독이 될 정도로 참 좋다. 신나게 달리다보면 숨이 차 벌린 입 속으로 날벌레가 들어와 본의 아니게 미래의 식량 대안이라는 곤충식을 하게 된다. 한강자전거도로 곳곳에 자리한 편의점에서 파는 라면은 한강에서만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 자전거를 타다가 먹으면 더욱 맛있다.


 여름밤 한강변의 콘서트


시원한 한강공원 바닥분수대

 

낮과 달리 조명으로 화려하게 화장한 한강 다리들과 찰랑이는 강물이 어우러진 멋들어진 야경은 보너스다. 강변 너른 잔디밭에 웬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어 자전거를 멈추었다. 평소엔 사람들이 쉬어가는 그늘 쉼터를 무대 삼아 아마추어 가수와 연주자들이 자신의 실력을 한껏 뽐내며 열창을 하고 있는데 그 열기가 TV의 노래 경연 방송 못지않다.

 

강변 잔디밭에 앉아 열정이 담긴 공연을 감상하려니 신나는 여름 피서지가 따로 없다. 한강공원에 설치된 바닥분수대는 옷을 입은 채로 뛰어들어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 인기 있는 시설이다. 물에 흠뻑 젖었지만 자전거에 올라타 달리다보면 어느새 다 말라있다.

 

밤엔 특별한 풍경을 자아내는 한강 다리


한강에 정박 중인 이채로운 전함


당일 날씨에 따라 다른 느낌이 드는 강변 노을

 

한강은 낮보다 밤에 훨씬 더 다채롭고 아름답다. 연이어 나타나는 한강다리들이 멋진 조명을 뽐내며 드러내는 야경은 강변 라이딩을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스무 개가 넘게 있는 한강다리는 강변을 신나게 달리다 내가 어디쯤 왔는지 알려주는 표지판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리들의 생김새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망원한강공원을 지나다보면 서울함 공원이라는 함상공원이 눈길을 끈다. 무려 축구장 길이(102m), 아파트 8층 높이(28m)에 달하는 1900톤의 거대한 서울함이 한강변에 정박 중이다.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군함과 잠수정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구조와 해군들의 생활모습을 흥미롭게 둘러 볼 수 있다.

 

어뢰정, 조타실, 레이더실 등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는 공간이 많다. 군함 외부로 나와 갑판 위에서 바라보는 한강 풍경은 좀 달라 보인다. 특히 해질녘 불을 밝힌 군함 산책은 특별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일요일에는 서울함 앞 잔디밭에 야외 영화관이 열리고, 푸드 트럭들이 문을 열고 있어 음식을 사먹을 수 있다. 10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누리집 : seoulbattleshippark.com)

 

귀가하는 기분으로 난지 캠핑장으로 돌아가는 길, 서해 바다가 있을 한강 하구로 저무는 부드럽고 고운 노을이 자전거 바퀴를 자꾸만 붙잡는다. 한강의 해질녘 노을은 그날의 기온과 날씨에 따라 색과 느낌이 달라 지나갈 적마다 새로운 느낌이 든다. 부드럽고 포근한 분홍빛이나 노란색으로 저물다가도 어떤 날은 더없이 강렬하고 황홀한 붉은 색채로 하늘을 물들인다.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부드럽고 아름다운 저녁노을은 자꾸만 한강 가까이에 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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