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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아끼는 사람은 샛길을 만들지 않는다

By 리싸 20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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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아끼는 사람은 샛길을 만들지 않는다



 지난 7월 8일, 금년 11월 완공을 앞둔 서울둘레길 중 제3코스인 일자산 구간을 걸어봤다. 서울둘레길의 코스방향은 북한산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간다. 3코스는 광진구 아차산 아래 광나루에서 암사동 생태공원과 고덕산, 명일동 공원을 지나, 다시 일자산을 거쳐 수서역에 이르는 구간이다. 걷기는 일자산에서부터 시작했다. 


나지막한 산 위에 오르니 이정표 하나가 손짓한다. 둔촌 이집선생 은거지가 표시된 이정표였다. 조금 더 걷자 그리 넓지 않은 둥그런 광장에 멋진 조형물 하나가 서있다. 역시 둥그런 화강석에 새겨진 글이 눈길을 붙잡는다. '둔촌 선생께서 후손에게 이르기를'이란 글이다. 



길바닥은 누런 황토색이다. 발바닥에 밟히는 감촉이 참으로 좋다. 길은 계속 동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비가 내린 후인데도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산책을 나온 사람들과 곳곳에 마련된 쉼터와 운동기구들을 이용하기 위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길을 걷다가 만난 이정표들이 조금 이상하다. 서울둘레길 이정표는 보이지 않고 '강동그린웨이'라 쓰인 이정표들만 보였기 때문이다. 이쪽 구간에는 아직 서울둘레길 이정표가 세워지지 않은 것 같았다. 길옆은 온통 나무들이 잘 자란 숲이다. [진짜 일자산을 아끼는 사람은 샛길을 만들지 않습니다]라고 쓴 작은 안내판이 시선을 붙잡는다. 



길가엔 여기저기 예쁜 꽃들이 피어나 곱고 예쁜 자태를 뽐내는 듯하다. 나리꽃과 개망초, 싸리꽃, 자귀나무꽃, 능소화와 무궁화까지, 길동생태공원으로 가는 언덕엔 아담한 꽃밭에 어우러진 노랗고 빨간 꽃들이 참으로 예쁘다. "우와! 저 꽃 좀 봐? 환상적이다." "어라! 이쪽에도 있는 걸, 저기 좀 봐? 저 꽃 덩어리" 길을 걷던 일행들이 감탄사를 터뜨리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양편에 꽃집들이 늘어서 있는 도로를 건너 명일동 근린공원으로 올라갔다. 산길이었지만 높지 않고 경사도 완만하여 별로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이 공원에는 특별한 곳이 있었다. 몇 년 전에 몰아닥친 태풍 곤파스로 나무들이 쓰러져 큰 피해를 입은 공원을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나무를 심어 복원한 '강동아름숲'이 싱그러움을 더해주는 모습이었다. 명일동 근린공원을 지나 길을 건너 강동구화학교 길로 접어들어 잠깐 걷자 고덕산 뒷길로 이어진다. 여기서부터는 숲이 더욱 울창해진다. 



고덕산은 더욱 짙은 녹음이 따가운 햇살을 가려준다. 약간의 경사진 길을 올라 왼편으로 방향을 잡고 1,5km쯤 걷자 고덕산 정상이 나타난다. 정상이랬자 나지막한 언덕이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한강조망이 일품이다. 이곳은 2006년에 서울시로부터 '우수조망명소'로 선정된 곳이었다. 주변엔 산책 나온 주민들이 운동을 하거나 그늘에 앉아 쉬는 모습이 평화롭다.


고덕산에서 내려와 암사동 선사유적지로 가는 도로 오른편에는 주말농장이 제법 넓다.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게 잘 가꾸어 놓은 농작물들이 탐스럽다. 싱싱하게 자라는 고추와 가지, 그리고 토마토와 옥수수, 농장 옆 개울에서 자란 부들의 아기토시처럼 생긴 모습도 재미있다. 참깨들도 하얀 꽃을 활짝 피웠다.



출처 : 서울톡톡(http://inews.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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