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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동을 걷는 재미 1

By 내이름은방미 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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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동을 걷는 재미 1

 

 

 

지금 만일 서울에서 일하는 어떤 사람에게 딱 하루의 휴가가 주어져서 아무데로나 자유롭게 나들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행선지로 정릉동을 택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니 없을 것이다.

이유야 분명하다.

100년 전이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정릉동은 복잡하고 시끄러운 대도시 서울의 한복판이기 때문이다.

명동이나 강남처럼 번화하지도 않으면서 오히려 그런 곳보다도 좁은 도로와 골목에 가득찬 자동차의 매연과 소음은 정릉동 뿐 아니라 서울의 중간 변두리 주택지의 공통된 경관요소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정릉동이든 홍제동이든 신길동이든 서울 사람들이 먹고 자는 곳, 이른바 ‘베드타운bed town’이라는 점에서는 별다른 차이점이 없다.

동네마다 가진 고유한 역사와 이야기는 이미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속에 묻혀 맨눈으로 그것을 찾기란 너무나도 어렵게 되었다.

이런 동네에다 다시 오지 않을 하루치의 자유를 갖다 바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맑고 트이고 게다가 역사의 향기까지 철철 흐르는 장소―이런 곳을 보통 명소라고 부른다―가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마땅히 그런 곳으로 가야 한다.

굳이 정릉동을 방문하고 싶다면 긴 휴가의 마지막 날이 좋을 것이다.

멀리 여행을 다녀온 다음 날 다시 출근하려면 두통이 여간 심하지 않을 것이니 휴가와 복귀 사이에 하루의 완충 기간을 두어 잠시 서울 공기에 적응도 하면서 마음도 새롭게 할 겸 정릉동으로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10시쯤 집을 나서서 한나절 가량 무작정 정릉동 이곳 저곳을 다리가 뻐근해질 때까지 걷다 보면 긴 여행의 후유증과 그에 동반한 두통은 저만치 물러날 것이다.

출처: 성북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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