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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게] 평생 단골을 지켜온 손맛명가 - 순희네 반찬

By SeoulStoryMaster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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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낮에도 붐비는 광장시장. 50년을 넘게 한 자리를 지킨 오래가게가 있습니다. 바로 '순희네 반찬가게'입니다. 


"잊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들께 감사해요."


이 가게 주인 추귀자 씨는 현재 건강을 이유로 일선에서 물러난 대신 딸과 사위가 가게를 운영 중입니다. 어머니를 이어 가게를 운영중인 딸 부부를 만나보았습니다.  


Q. 순희네 반찬은 어떤 곳인가요? 

1964년 장모님이 광장시장에 좌판을 연 후 채소와 생선 등 온갖 물건을 팔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남은 재료로 김치를 담기도 하고 다른 반찬들을 만들었던 것이 순희네 반찬의 시초죠. 



Q. 반찬가게를 운영하려면 손이 많이 갈 것 같아요. 보통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저녁 6시 반쯤 가게에 나와요. 아침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저녁 7시에서 9시까지 장사를 하고 정리한 뒤 다음날 준비를 하죠. 모자란 게 있으면 만들고 채워 넣는 식이랍니다. 그러다보니 거의 새벽에 들어가요. 일찍 끝나야 자정이고 손님이 많아 새벽 3시에 들어가는 날도 자주 있지요.


Q. 어떤 분들이 방문하나요?

내국인 손님은 대부분 단골들이에요. 그 중 유명한 사람도 있고 재벌가의 회장님도 계시죠. 청와대에도 들어가요. 청와대는 보안 때문에 저희가 배달을 못하고 꼭 사람이 나와서 반찬을 사가죠. 

많이 올 때는 바빠서 밥도 못 먹고 일합니다. 어느 날은 단골들이 몰려 와 반찬통이 네 번 넘게 빈 날도 있었어요. 손님들께 요구르트 한 병씩 드리는데, 평소 100개면 되던 그날은 400개가 넘게 나갔더라고요. 



Q. 어떤 반찬이 많이 팔리나요?

보통 명란젓이나 낙지젓이 가장 많이 팔리지만 철마다 다르고 손님의 국적마다 달라요. 가을에는 보통 양념게장이나 간장게장, 새우장, 식혜가 많이 팔려요. 일본인들은 창란젓을, 중국인들은 낙지젓을 많이 사가죠.



Q. 외국 손님들은 어떻게 알고 오나요?

처음에는 소문을 듣거나 추천을 받아 찾아오세요. 일본인들도 젓갈을 많이 먹는 편이라 우리나라로 관광오면 항상 마지막에 이곳(순희네 반찬)을 찾아오시죠. EMS 배송도 하다 보니 외국에서 택배로 주문하는 손님도 많아요. 한국에 와서 한식에 반한 외국인들이 재방문하기 어렵거나 외국에 나가 사는 한국인들이 전화로 택배 주문을 많이 하세요. 



Q. 가게를 잇게 된 어떤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요리(음식장사)를 했었어요. 그래서 틈이 나면 가게에 나와 장모님을 도왔죠. 그러던 어느 날 장모님이 몸이 안 좋아지셨고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가게를 이을 생각이 없었지만 장모님의 부탁도 있고 해서 이렇게 맡아 하고 있네요. 



Q. 혹시 오래가게를 3대에 이어주고 싶은 생각은 있나요?

글쎄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그러지는 않을 거 같아요. 일이 너무 힘들거든요. 일하는 시간도 길고요. 장모님 때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지만 지금은 삶이 매우 다양해졌잖아요. 굳이 선택한다면 말리지 않겠지만 무조건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지도 않아요. 다만 순희네 반찬이 좀 더 규모가 커져서 공장형태로 운영된다면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Q. 순희네 반찬이 어떤 가게로 기억되고 싶나요?

편안하고 믿을 수 있는 가게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손님들이 더 달라는 말이나 깎아달라는 말을 안 하셔도 되도록 하고 있지요. 단골들은 그냥 오셔서 무엇을 달라고 하지도 않아요. 알아서 그날 들어온 반찬 중에 골라 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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