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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自然)인 서울 #3]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골목, 서울역 7017

By SeoulStoryMaster 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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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自然)인 서울

자연은 스스로 자()와 그러할 연(자를 쓴다

사전 뜻풀이대로라면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나 상태

한자 그대로 읽으면 스스로 그러하다를 뜻한다

그래서 외부 영향특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환경이나 상태를 보고 우리는 자연스럽다고 말하곤 한다.

 
수많은 사람과 셀 수 없는 시간이 지나간 서울에도 과연 자연인 공간이 있을까

완전히 처음의 상태를 간직한 공간은 아주 적을지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 그러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분명히 존재한다.

아파트가 들어서거나 쓸모없는 공간이 될 수도 있었던 장소를 그대로 보존하여 

숲길산책길보행로로 탈바꿈한서울의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골목을 소개한다.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골목, 서울역 7017

 


서울로 7017’은 서울역 앞의 고가도로였다

1970년 첫 구간이 개방되어 44년 동안 서울역을 오가는 고가도로로 역할을 하던 이곳은 건축물의 노후화로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서울시는 사람이 다니는 길로 변신시키기로 했다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은 1970년대에 만들어진 17m 높이 위에 있는 길이라는 뜻으로

2017년에 17개의 사람길로 재탄생되었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하늘 위로 지나가는 콘크리트 고가차도는 서울 근대화의 상징이자 자부심이었다

또 서울에 처음 발 디뎠을 때 만나는 얼굴이자, 서울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던 추억의 자리였다

그리고 현재, 사람길로 서울에 남은 서울로 7017은 시민들을 위로해주고 포근하게 안아주는 

공중 골목으로 거듭났다.



서울로 7017’2017520일 처음으로 개장하여 645개의 원형 화분과 18개의 편의시설

시민 휴식공간과 17개의 보행길을 서울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서울역 부근은 이미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 서울 284’와 새로 지은 서울역사가 공존하는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지만, ‘서울로 7017’ 또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옛 건물과 공존하며 

낯설지만 자연스러운 경관을 보여준다.





서울로7017을 거닐다 보면 사진 찍기 좋은 곳이 유난히 많다

그중에서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을 의미하는 순우리말로

지면 아래에 설치되고 작품 안으로 직접 들어가 공간 경험을 할 수 있는 최초의 미술 작품이다


또 다른 촬영 포인트는 바로 야경이다. 해가 지고 나면 달빛을 담은 윤슬과 불 켜진 서울역 부근의 야경은 

도시의 밤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게 해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빼놓을 수 없다. 고가보행로의 중간 지점쯤에 위치한 방방 놀이터와 

공중 자연쉼터에서는 멀리 도시 밖을 나가지 않아도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트램펄린과 

형형색색의 조명 분수가 설치되어 있어 사랑하는 자녀와 조카가 함께 하기에도 좋다.



또한, 드라마 <미생>으로 더 유명해진 서울스퀘어 앞에 있는 퇴계로 교통섬에는 여행자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여느 카페와 같이 커피나 디저트도 준비되어 있지만 여행자 카페의 취지에 맞게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잘 준비되어 있다.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서울로 여행을 온 모든 사람이 

<서울로7017>과 서울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서울시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수국 식빵’, ‘도토리풀빵’, ‘7017 서울화반을 비롯해 팥빙수나 팥죽 등 한국식 디저트를 파는 

목련다방과 꼬마김밥을 파는 장미김밥까지. 각종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단절되어 있던 도시의 길을 회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울로 7017’은 

어쩌면 단순한 산책로보다는 복합문화 골목으로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퇴계로, 한강대로, 중림동 방향, 만리동 방향, 청파동 등등 어떤 길로든 통하는 소통 공간이자

누구나 왔다 갈 수 있는 쉼터이자, 필요한 물건을 파는 장터와 문화 공연이 

자연스럽게 열리는 문화공간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전부를 품고도 늘 변화하는 서울로7017은 오늘도 자신만의 자연을 지키고 있다.




글 / 자유기고가 류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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