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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IT 기술자, 서울에서 멕시코 레스토랑 차린 이유는? - 사람

류나은 | 2017.08.07 09:28 | 조회 : 965

 수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일하며 살아가는 뉴욕의 맨해튼. 뉴욕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와 함께 그곳에서의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뉴욕이라는 도시를 떠나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뉴욕에서의 분주한 삶을 뒤로하고 서울로 이주해 살고 있는 애런 앨런 씨를 만났습니다.

 

 

 상수역 근방에 위치한 멕시코 레스토랑인 구스토 타코(Gusto Taco)에 방문했습니다. 한국의 미슐랭인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항상 좋은 평가를 받는 곳으로도 유명한데요, 이번에는 이곳의 타코나 부리또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스토 타코의 대표인 애런 씨를 만나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듣던 대로 이미 자리는 만석이었습니다. 혼자 오신 분, 커플과 친구들, 혹은 서너 명이 무리 지어 방문한 단체손님까지 매장 내의 의자들을 놓치지 않고 앉아 계셨습니다. 그리고 손님들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직원들과 그만큼 더 바삐 움직이는 애런 씨가 있었습니다.

 

 

 

 구스토 타코는 상수역뿐만 아니라 용산 부근에도 지점이 위치해 있습니다. 타코와 부리또를 비롯해 치미창가, 과카몰리와 같은 멕시코 음식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해 드립니다.

인터뷰를 간 날에도 정통 멕시코 레스토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현지의 맛을 그리워하는 외국인 손님들도 많았습니다. 한국 손님과 외국 손님의 비중이 거의 비슷하거나 외국인 손님이 더 많았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외국인 손님들을 위한 영어 메뉴가 상세히 갖춰져 있기 때문이겠죠? 직원 들도 청산유수 같은 영어 프리 토킹이 가능해서 내심 놀랬던 기억이 나네요.

 

 매장이 고객으로 가득한 시간이라 잠시 대기한 후 애런 씨와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멕시코 레스토랑을 열고 지금까지 운영하게 된 것일까요?

 

 


Q.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A. 안녕하세요. 저는 뉴욕에서 온 애런 앨런입니다.

 

Q. 서울에 오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 2010년에 아내와 함께 왔으니까, 올해로 8년 째네요.

 

Q. 인생의 대부분을 살았던 고향을 뒤로하고, 서울에서 살게 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서울에 온 이유는 의료적인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IT 분야인 컴퓨터 과학 관련 일을 했었습니다. 씨티은행과 같은 은행들을 위해 일하기도 했고, 맨해튼 해지펀드의 CTO(기술총괄책임자)로 재직했었죠. 아내와 제가 만났을 즈음 아내는 뉴욕의 School of Visual Arts를 다녔습니다.

아내와 결혼해 가정을 일궈 나가는데 어려움이 조금 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때 뉴욕의 주치의가 서울에 있는 차병원을 추천해 주더군요. 그래서 서울이라는 도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내와 저는 작은 식당을 함께 개업하고 싶어 했었습니다. 그래서 서울로 이주한 이후 홍대에서 처음에는 아주 작은 식당을 열었죠. 단순히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는 프로젝트 개념으로요. 5개의 자리밖에 없었지만 엄청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꽤 빠른 시간 안에 유명해졌습니다. 그 후로 딸이 태어나고, 우리 부부는 서울에 정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왜냐면 서울은 여러모로 볼 때 어린 아이를 키우기에는 더없이 좋은 도시거든요.

 

Q. 서울과 비교했을 때 고향인 뉴욕의 가장 그리운 점은 어떤 점이 있나요?

A. 뉴욕의 가장 그리운 점은 그곳의 음식과 친구들이죠. 하지만 전 이미 나이를 충분히 먹어서 더 이상 크게 중요한 문제들은 아니에요.

 

Q. 그렇다면 애런 씨를 서울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서울의 매력과 특징은 무엇이 있나요?

A. 서울은 대단한 도시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정말 안전하고, 깨끗하고, 미국의 도시들보다 훨씬 더 도시화되어 있죠. 특히, 저는 서울의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단위공동체를 대하는 방식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굉장히 사려 깊고 잘 대해 주는데 이게 왜 제가 서울을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유입니다.

 

 

 애런 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외국인이 바라보는 서울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제가 봐 왔던 ‘외국인이 바라보는 서울’에 관한 인터뷰는 안전한 치안, 배달 서비스, 편리한 대중교통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이라는 관점은 굉장히 새로웠습니다.

 최근 아이 키우기 좋은 마을이나 도시를 만드는 자치단체 차원의 정책이나 프로젝트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계속 한국에서 살아왔던 우리들이 느끼지 못하는 변화나 장점을 외국에서 이주해온 분들은 더욱 실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의 또 다른 장점을 찾아 주신 애런 씨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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