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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서울] 나의 변함없는 시그널, 대학로 - 공간

연인 | 2016.05.20 23:52 | 조회 : 1404

8,90년대 대학로는 젊은이의 해방구였다. 특히 85년부터 89년까지 주말이면 낙산가든에서 서울사대부속여고까지 무려 700미터의 대로가 차 없는 거리로 지정되어 젊은이들이 득시글댔다. 브레이크댄스와 버스킹, 사물놀이 등의 자유로운 길거리공연이 펼쳐졌다. 젊음은 누가 재주꾼이고 구경꾼인지 모를 모호한 띠를 이루는 군중의 긴 행렬을 이루어 매주마다 가두행진을 펼쳤다. 축제 그 자체였다.

군부독재의 말기, 시대는 암세포의 말기를 선고받았다. 당시 젊음은 백혈구처럼 대한민국의 건강한 면역을 위해 투쟁했다. 젊음만 그랬으랴. 876월 항쟁으로 대통령직선제를 얻어낸 실체만 봐도 전 국민이 싸웠다. 그 시절 대학로는 광화문에서의 고된 싸움을 치료하는 정신의 쉼터였다. 누군가는 토큰 문화라고 비판하지만 그곳은 누구나 심신이 고단하던 시절, 특히 현실 속에서 숨이 턱턱 막히는 갑갑한 청춘들에게 청량한 공기를 공급하던 푸르른 아마존이었다.

95년이 되어 난생처음 데이트를 했다. 한 남자아이와 대학로의 모 극장에서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관람했다. 그리고 20년이 지났다. 지금은 남편이 된 추억의 남자아이와 함께 보았던, 우리들의 푸르른 시절 그 뮤지컬 작품이 여전히 공연 중이다. 대학로는 그런 곳이다. 20년의 시공간을 연결한다. 굳이 무전기가 없어도 추억과 현실이 공존한다. 나의 변함없는 시그널, 대학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시공을 초월한 우리의 사랑 사이에서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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